INFJ 세상공부

[Nerdy Creator] 당신이 INFJ이면서 HSP (초민감자)라면

멜리비 2020. 4. 15. 19:25

흔치 않은 아시아계 INFJ 남자인 Nerdy Creator의 블로그에서 발견하고 번역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https://www.nerdycreator.com/blog/infj-hsp/

대부분의 INFJ는 아주 예민한 사람들입니다.

HSP (Highly Sensitive Person의 약자, 초민감자)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Elaine Aron 박사였습니다(https://hsperson.com/). HSP라는 용어는 그녀의 저서 『The Highly Sensitive Person』을 통해 널리 알려진 용어가 되었습니다.

HSP란, 외부에서 유입되는 감각 자극이나 감정에 대해 아주 민감한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인구의 15-20% 정도가 이에 해당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중 대략 70%가 내성적인 성향의 사람들이고, 30% 정도가 외향적인 사람들이라 합니다.

필자가 이 용어를 처음 듣게 된 계기가, 나의 자서전 『The Emotional Gift』를 읽은 독자 한분이 내가 HSP인 것 같다고 귀띔해주었을 때였습니다.

당신도 HSP인지 궁금하다면, 여기 Elaine Aron 박사가 만든 HSP 검사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총 27개 문항 중 14개 이상이 해당된다면, 당신은 HSP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자는 27개 문항 중 25개가 해당되더군요. 음식 관련 문항 외에는 (나는 카페인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고, 배고프다고 성질이 더러워지지도 않아요), 모든 문항이 저의 성향과 일치합니다. INFJ는 강한 외향 감정과 약한 외향 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HSP에 해당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HSP로 살아가는 데 있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습니다.

HSP는 감성이 발달하여 음악과 예술, 혹은 음식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욱 깊이 느끼는 편입니다. 타인의 욕구에 대해 잘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편입니다. 우리는 미세한 차이를 잘 알아차리고, 정보를 남들에 비해 더욱 깊이 있게 소화해내는 편입니다.

반면, 감각이 예민하기 때문에 큰 소리나 강한 냄새 등에 쉽게 피로를 느낍니다. 그리고 주변 환경과, 특히 주변인의 감정 상태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HSP는 일반인에 비해 외부 환경의 자극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쉽게 과부하가 옵니다.

HSP가 자주 부딪히는 문제들

HSP가 장애는 아니지만, 일상 속에서 불편함을 겪을 수 있습니다. 아래 몇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정신적 혼란과 번아웃

오늘날 세계는 아주 빠른 속도로 돌아가며, 다양한 정보가 동시에 여러 채널로부터 쉴새 없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HSP는 이런 환경 속에서 빠른 속도로 과부하가 오고 지칩니다.

HSP에게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HSP는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기보다는 깊이 처리하는 데에 능합니다. 우리의 신경계는 정보를 세세하고 폭넓게 처리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정된 시간 내에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정보가 유입되면, HSP는 정신적 혼란을 겪습니다. 더이상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되죠.

그래서인지 HSP는 대체로 아주 빡빡한 데드라인을 맞추려 하다보면 능률이 오히려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 급하거든요. 필자의 경우,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고, 많은 양의 정보를 소화해내야 할 때면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면서 금방 지친 기분이 듭니다. 나는 한번에 한가지 일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할 때에만 머리가 제대로 돌아갑니다. 그렇다고 많은 정보를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에요. 그저 한번에, 한정된 시간 안에 해내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것 뿐입니다.

4차선 도로가 2차선 도로로 좁혀지면서 차들이 전부 한 개 차선으로 몰리는 시나리오를 떠올려 보세요. 우리의 감각 처리 시스템은 2차선 도로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한번에 한 차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좁은 도로에 자동차 여러 대를 들이려다 보면 금새 혼란스러워집니다. 혼란이 계속되다 보면 우리는 결국 지치고, 번아웃 상태에 이릅니다.

어떤 환경에서는 집중하거나, 타인과 어울리는 것이 힘겹다

주변에서 동시에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을 때, HSP는 대화에 집중하거나, 일에 집중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아주 쉽게 집중력이 흐트러집니다. 예를 들어, 주위에 너무 많은 사람이 돌아다니고 있거나, 옆 테이블에서 아주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집중력이 흐려지면서 약간 멍해집니다.

일반인들은 주변이 시끄럽다고 해서 아주 불편해하지는 않더군요. 그들은 시끄럽고, 혼란스럽고, 시끌벅적한 클럽 같은 곳에서도 멀쩡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동시에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한 사람과 대화를 채 마치기도 전에 다음 사람과 또다른 대화를 이어갑니다. 하지만 HSP는 이런 환경에서 불편을 느끼기도 하고, 지나치게 긴장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상태에서 재미를 느끼거나 즐기는 일 따위는 당연히 없겠죠.

INFJ HSP는 조용하고 아늑한 곳에서 사람 만나는 것을 선호한다

이렇게 해야만 우리는 친구에게 온통 집중할 수 있고, 그들의 말소리 뿐만 아니라 몸짓에도 공감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INFJ는 깊이 있는 대화를 선호하기 때문에, 조용한 환경일수록 더욱 친밀한 감정교류를 할 수 있어 좋기도 합니다.

주변인으로부터 오해를 살때 (특히 HSP 남자의 경우)

때로는, 지나치게 예민한 태도를 보이면 사람들이 약하거나, 너무 감정적이라 얕보기도 합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기분 나쁜 일일테지만, 남자 HSP에게는 더욱 치명적입니다. 감성적이고 예민한 남자는 사회에서 주어지는 전통적인 남성상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죠.

남자들은 대체로 씩씩하고 터프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이 있습니다. 남자는 울어서도 안되고, 화를 내는 것 이외에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서도 안됩니다. 하지만 감각이 예민한 남자들은 이런 모습이 자연스럽지 않아요. 우리는 예술과 음악에 깊은 감동을 느끼기도 하고, 폭력적인 액션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HSP 남자들은 자신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드러내기보다는 친구들의 조롱을 두려워한 나머지 예민한 감성을 숨기기에 급급합니다.

HSP의 신경계와 비HSP의 신경계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 사실을 대부분 모르니까요.

우리의 신경계는 일반인에 비해 훨씬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HSP가 아닌 사람들은 아주 많은 자극을 받아야 비로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들의 신경계가 별로 예민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HSP에게는 아주 작은 자극만으로도 이미 온몸에서 반응을 하며 과부하가 옵니다.

필자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폭력적인 영화를 볼때면 온몸에 고통이 느껴졌습니다. 영화에서 누군가 칼에 찔리면, 마치 내 몸에 칼이 꽂힌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냥 스토리만 듣거나, 영화 소리만 들어도 몸이 불편해지고 불안해졌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남자는 모두 군대를 다녀와야 하는데, 내가 말레이시아에서 일하는 동안 총을 쏠 기회가 있어 동료 군인들의 부러움을 샀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마음 속으로 총을 쏘는 게 하나도 좋을 것이 없는데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이런 생각은 남자답거나 약한 것과는 전혀 별개입니다. 나는 그저 전쟁과 싸움이 싫을 뿐입니다. 사람들은 전투 시뮬레이션이 HSP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이해를 못합니다. 게임하는 것하고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시끄러운 소리, 연기 냄새와 화약 냄새에, 혼란스러운 상황까지, 모두 HSP를 완전히 지치게 합니다. 그러고 나서 신경계를 다시 제자리로 되돌리고 평온함을 되찾는데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HSP에게 도움이 되는 습관: INFJ HSP가 살아남는 법은?

1. HSP의 특성에 최적화된 일상 속 습관 가꾸기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마무리하는지는 누구에게나 중요합니다. 하지만 HSP에게는 특히 더 중요합니다. 자극을 너무 많이 받고 과부하 걸린 상태로 하루를 시작한다면, 남은 하루를 어떻게 버틸 수 있겠어요?

HSP는 하루를 평온한 상태로 시작하기 위해 아침 시간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HSP는 너무 많은 변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매일 정해진 활동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 명상을 하거나 요가를 하거나, 가벼운 산책을 하고서 출근하는 것은 어떨까요. 나는 이전에 사무실에서 일할 때에는 아침 출근길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일찍 출근했습니다. 북적북적하는 지하철에서 사람에 치여 출근하기도 전에 지치지 않기 위해서였죠.

오늘 하루는 전날 밤에 결정된다

잠들기 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연습을 하세요. 그리고 잠들기 직전 새로운 자극에 자신을 노출하지 마세요. HSP는 잠을 푹 자야만 민감한 신경계가 휴식을 취하고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저녁에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 수 있는 활동을 정해두고 매일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저녁 시간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높은 집중도를 요하는 활동을 하는 것은 가능한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INFJ의 뇌는 지나치게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저녁 시간에는 그저 다음 날을 차분히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꼭 해야 할 일이 없다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도 좋습니다. 단지 시간이 남는다는 이유로, 혹은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서 더 많은 일을 욕심내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현재 과외 선생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아침 시간에는 일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일 알람 시계 없이 느긋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알람 시계에 맞춰 일어나는 사람이라면, 소리가 너무 크거나 강렬하지 않고,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다가 점차 커지는 알람 시계를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요. 어떤 HSP는 알람 시계 소리를 듣고 지나치게 놀라기도 하거든요. 이런 식으로 매일 아침 깬다면, 잠을 아무리 푹 자더라도 도루묵일겁니다.

한 가지 추천할 습관은, 하루 동안 잠깐씩 마음 챙김 휴식을 갖는 것입니다. 다음 문단에서 이 부분에 대해 다시 언급할게요.

2. 감각적 경험은 선택적으로 제한하기

HSP는 강렬한 감각 자극에 쉽게 과부하가 오므로, 매일 접하는 감각 자극을 가능한 제한하고, 선택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자면:

· 어떤 음식을 섭취하는지

· 어떤 컨텐츠를 소비하는지

· 어떤 사람들과 주기적으로 교류하는지

감각 자극의 양을 줄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 감각 자극에 자신을 노출하는 시간을 줄이거나, 횟수를 줄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를 접하는 시간을 줄이거나, 혹은 접속하는 횟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정보를 과하게 받아들여 신경계가 지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류의 감각 자극을 언제 허용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의 마음을 흐트러뜨리는 사람들이나 소셜 미디어 채널을 언팔로우 할 수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 알림 기능을 해제하거나 핸드폰을 무음으로 바꾸어 두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만 핸드폰을 확인하는 것도 한 가지 방안입니다. 핸드폰에 알림이 올 때마다 바로 확인하는 습관을 버리세요.

여가 시간에 무엇을 할지 조심히 선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내가 가진 안 좋은 습관 중 하나는 일하다가 피곤해지면, 인터넷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면서 쉬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나면 오히려 더 피곤해지더군요. 나는 쉬는게 아니라, 그저 한 활동 대신 다른 활동을 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뇌는 이미 과부하가 왔다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가장 해서는 안될, 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행위를 하고 있는거죠.

내가 경험한 바로는 휴식을 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잠깐씩 마음 챙김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하던 일을 전부 멈추고, 숨쉬기에 집중하며, 현재에 충실해지는 겁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나면 처리해야 할 정보가 추가로 유입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마치 이미 유입된 차량으로 인한 교통 체증이 나아질 때까지 잠시 길을 막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면, 다시 길을 열어줍니다. 이런 식의 휴식을 취하고 나면 보통 기운이 다시 돌아옵니다.

만일 사무실에 있는 동안 과부하가 오는 것이 느껴진다면, 잠시 화장실이나 다른 조용한 곳으로 가서 단 몇 분이라도 이런 식으로 휴식을 취할 것을 권장합니다.

3. 집안 환경과, 함께 사는 사람을 신중하게 고르기

INFJ와 HSP 모두에게 집은 안식처 역할을 합니다. 일과 사람과 온갖 신경을 자극하는 감각들로부터 안전하게 피할 수 있고,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하는 곳입니다. 집안이 평화롭지 못하다면, HSP는 특히 마음이 불편해지고 언제나 신경이 예민한 상태로 지내게 됩니다. HSP는 재충전 없이는 세상 밖으로 다시 나가는 것이 특히나 힘든 사람들입니다.

4년전, 필자는 말레이시아에서 룸메이트들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그때 정말이지 미쳐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나의 룸메이트는 모두 외향적인데다가 모두 신경이 예민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중 몇몇은 아주 강한 감각 자극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볼때는 음량을 최고치로 올린 채 들었습니다. 내가 사는 집이 마치 클럽 같았습니다.

상황이 너무 안 좋아, 나는 다른 곳으로 이사갈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나의 하우스메이트는 모두 나의 직장 동료들이기도 해서, 하우스메이트나, 우리를 연결시켜준 동료 모두 기분을 언짢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한 집에서 그들이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을 가로막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의 욕구는 전부 포기하고, 6개월 동안 꾹 참았습니다.

INFJ는 외향 감정으로 인해 타인의 욕구에 집중하는 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과 함께 사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나는 주말마다 집에서 탈출하여, 집 근처 조용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카페가 집 만큼 편할 수는 없습니다. 그때 깨달은 것은, HSP에게 휴식을 취할 사적인 공간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가였습니다. 다시 한번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나는 아마도 외향 감정을 억누르고, 당장 다른 곳으로 이사갈 것입니다.

당신이 HSP라면, 함께 사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당신과 잘 어울리는지 아주 신중히 봐야 합니다. INFJ는 특히 남의 욕구를 충족해주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당신의 하우스메이트나 파트너, 혹은 가족이 당신과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면, 특히 당신과 정반대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분명 고통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시하지 않거나, 선을 분명히 긋지 않는다면요.

함께 사는 사람이 반드시 HSP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가능한 한 HSP에게 필요한 환경을 조성해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은 특히 지쳤을 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을 하나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4. 때에 따라 그저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두는 연습하기

우리는 일부러 사람이 아주 많고 자극이 계속되는 장소는 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집안 환경을 예민한 신경이 과부하 걸리지 않도록 디자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내가 계획한대로만 일이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잦은 변동을 싫어하는 HSP에게는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을 때 힘겹다 느낄 수 있습니다.

그저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두는 것도 연습하면 좋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생활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겼을 때 더욱 자신감 있게 대처할 수 있게 되고, 감각 자극이 지나치게 많아졌을 때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학습할 수 있게 됩니다.

모든 일을 정해진 순서대로, 원하는 깊이만큼 처리할 필요는 없다

어린 시절, 엄마는 나를 종종 사찰에 데려갔고, 나는 사찰에 가는게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그곳에는 사람들이 언제나 북적북적했고, 모두들 질서 없이 이리저리 움직이곤 했습니다. 향을 피우기 때문에 언제나 강한 냄새가 있었고, 사람들의 말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나는 속이 울렁거리며 머리 속이 혼란스러워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새는, 사람이 많은 곳에 가더라도 그렇게 심하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시끄러운 장소는 싫어하고, 가능한 피하긴 합니다. 하지만 요새는 내면의 고요함에 집중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무질서함에 혼란스러워하기보다는, 차분하게 그곳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고, 그저 몸이 흘러가는대로 따라갑니다. 나는 천천히, 한 발씩 움직여가며 내 갈 길을 갑니다.

외부 환경이 어지럽다고 하여, 나의 내면까지 어지러워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종종, HSP는 외부 환경이 내면 상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도록 내버려두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불편하다고 하여 당장 그 장소를 피하려 하거나, 주변 환경을 정돈하려 든다면, 우리는 이미 느끼고 있는 불안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반면, 감각 자극을 전부 처리하려 들지 말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나면, 상황을 견디는 능력이 점차 증가합니다.

5.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예민함에 대해 알리기

주변 사람들, 특히 자주 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예민함에 대해 알린다면, 불필요한 오해를 피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당신의 상태를 전부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당신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리도록 하세요.

사람들은 대체로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습니다.

INFJ는 외향 감정으로 인해 자신의 욕구와 선호를 알리는 것을 망설입니다. 우리는 타인을 우선 챙기려는 경향이 있고, 우리가 의견을 강하게 말하면 사람들이 불편해할까봐 미리 걱정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불편해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들에게 당신의 예민한 성향을 알리고 나면, 그들은 오히려 당신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조금 더 분명하게 알 수 있게 됩니다.

필자는 성장하면서, 절대로 외과의사가 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군대에 있는 동안 군대 상사에게 피보는 것을 잘 못하니, 그냥 차라리 의무병이 되면 안 되겠냐고 쉴새없이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상사에게 무기를 다루는 것도 싫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결국, 저는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내가 군대 상사에게 나의 선호를 알리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도 원치 않는 곳에 배치되었을 겁니다.

혹여나, 당신의 예민함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거나, 당신을 놀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건 그저 그들의 시각에 지나지 않음을 잊지 마세요. 그들이 당신을 바라보는 시각을 절대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굳이 바꿀 필요도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의견이 있을 수 있고, 당신은 당신의 의견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그만입니다. 그들의 시선을 바꾸려고 절대 노력하지 마세요. 그저 당신의 예민함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면 그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