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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J] 내향 직관과 연관적 사고

멜리비 2022. 1. 16. 11:25

최근에 연관적 사고 (associative thinking)라는 말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연관적 사고란, 논리적이고 순차적인 선형적 사고 (linear thinking)와는 대비되는 개념으로, 얼핏 보아 별로 관계가 없어 보이는 요소나 분야를 연결하는 사고 방식이라고 정의한다고 하네요. 연관적 사고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 머리 속으로 그려졌던 그림은 사다리타기 게임이었습니다. 생각이 종착점을 향해 일직선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일직선으로 움직이다가가, 수평선을 만나면 옆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다시 또 일직선으로 내려가는 식의 모양새로 움직이는 것이죠. 

내향 직관을 활용하는 과정이 이런 식의 사다리 게임과도 닮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선형적 사고는 어쩌면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핵심만을 끄집어 내는 과정인데 반해, 연관적 사고는 맥락을 전부 고려하는 사고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얼핏 보면 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실들도 알고 보면 전부 다 연결되어 있고 연관적 사고는 그런 사항들도 전부 고려하기 때문에 느리기지만 결과는 더욱 창의적일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사고 과정은 대체로 선형적 사고를 중시하기 때문에, 연관적 사고처럼 여기저기 흩뿌려져 한 개의 결론으로 깔끔하게 수렴하지 않는 사고 방식은 사실, 사고로 취급하지도 않죠. "그래서 결론이 뭔데?" 혹은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라는 질문을 자주 받다 보면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니까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습관이 들기도 한 것 같습니다. 스스로 다그치기도 하고요. 

지금까지는 내향 직관이 무조건 무의식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해 와서인지, 그저 시간적 여백을 확보하고, 가능한 정보를 많이 수집하여 내향 직관이 잘 기능을 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 말고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던 것 같은데, 내향 직관이 마법 같은, 블랙 박스 속에서 이루어지는 신비한 과정이 아니라, 정보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재조합하는 과정이라고 가정해보니, 조금은 업그레이드된 내향 직관 활용법을 내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개인적으로 실험을 해보려 합니다. 

내향 직관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려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틀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년에는 틀이 온전히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왕좌왕 하지만, 중년, 혹은 장년으로 나아갈 수록 틀이 다른 유형에 비해 훨씬 정교하게 구축한 INFJ는 갈수록 복잡한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하고, 모호함을 받아들이는 능력도 증대됩니다. 예를 들어 세상이 참 복잡하면서도, 동시에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적용되는 원리를 동시에 들고 있을 수 있게 됩니다. 

이 틀을 잘 구축하려면, 우선 큰 밑그림, 혹은 종착점이 우선 정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살면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마음 속으로 가지고 있어야, 막연하게 이런저런 틀을 짜면서 에너지를 허비하는 일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내가 이루고 싶은 것과 관련된 정보들에 집중하되, 선형적으로 관련 책을 일부러 찾아 읽고 강의를 일부러 찾아 듣기보다는,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을 기둥처럼 세워놓고 자연스럽게 관심 가는 대로 흘러가다 보면, 원하는 정보들이 알아서 기둥을 중심으로 정리되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개인적으로, 내가 이루고 싶은 일들이 생기면서부터, 그간 쌓았던 정보들이 살아나 틀을 형성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중입니다. 저는 학교 숙제를 하다가도 그림 생각이 나고, 투자 공부를 하다가도 심리학 생각이 나는데, 이건 잘못되거나 고쳐야 할 습관이 아니라, 극대화해야 할 능력인 것 같습니다. 생각나는대로 우선 노트나 폰에 적어 두었다가, 나중에 꺼내어 활용하는 나만의 시스템을 갖추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또한, 큰 그림, 혹은 큰 기둥이 있기 때문에 어느 아이디어가 중요하고 어느 아이디어는 굳이 적지 않아도 되는지 구분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는 틀을 갈수록 단단하고 메워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내향 직관 절대 무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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