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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J] 20-30대 INFJ를 위한 인생 조언

멜리비 2021. 9. 18. 07:38

INFJ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20대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고, 30대에 처음으로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아내어 해결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40대에 접어든 지금 처음으로 내가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기분입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터득했고, 또한 내가 있는 그대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여러 해 전략적으로 노력한 덕분에 어느 정도 일구어낸 것 같습니다. 

지금의 삶과 안정에 감사하지만, 한편으로 20대로 돌아가 방황하는 나에게 누군가 조언을 해주었다면, 어떤 조언이 도움이 되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다시 한번 제가 좋아하는 Quora 사이트를 뒤져보니, 역시나 비슷한 질문을 한 사람들이 있어서, 그 내용을 제가 공감하는 부분 위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대부분 서양 문화권의 40대 후반에서 70대까지의 사람들이 남긴 댓글 위주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언젠가 60-70대 혹은 그 이상 연령대의 INFJ들이 과거의 자신에게, 또는 오늘의 젊은 INFJ들에게 살면서 습득한 지식이나 팁, 생존 전략을 전달하는 포럼이 생길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살면서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나하고 비슷한 사람을 주변에서 만날 확률도 매우 낮다. 하지만 이 사실은 지금 와서 보니 중요하지 않다. 나를 완벽히 이해하는 사람을 찾기보다는,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백배 더 중요하다. 

INFJ가 MBTI 유형 중 가장 희귀한 유형 중 하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타깝지만,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을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주변에서 만나는 일은 어느 곳에서나 많지 않은가 봅니다. 나의 특유의 관점으로 바라본 세상을 한번만 보고도 바로 짚어낼 수 있는 그런 완벽한 상대를 찾기보다는, 나를 있는 그대로 위해주고 자신의 사람으로 대해주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살다 보니 훨씬 중요하더라구요. 관계가 중요한 INFJ에게 있어 건강한 관계야말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데 필수 요소 중 하나입니다. 다만, 그 건강한 관계가 우리가 생각했던 그런 모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에 마음을 열어둘 필요가 있겠죠. 

자기 자신을 의심하는데 시간을 덜 보내고, 자신의 직관을 검증해줄 사실 관계를 점검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 

내가 과연 가치 있는 인간인지 아닌지에 대한 고민은 10대때부터 달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어떤 상황에 놓이든지간에, 난 정말 형편 없는 인간이야, 역시 난 이것밖에 안돼, 모두들 그러니까 나를 싫어하고 꺼려하지, 라는 생각들이 끊임없이 머리속에 맴돌던 시간이 꽤나 길었습니다. 하지만 한 40대 후반의 INFJ에 의하면 자신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의구심을 품는 대신, 직관적으로 확신이 생기는 일들의 사실 관계를 의심하고 확인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것이 훨씬 유용했다고 합니다. INFJ의 직관력은 강력한 기능이지만, 잘못된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도출한 결론은 자신이 하는 일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저 또한 나이들수록, 혼자 마음 속으로 확신을 품고 살기보다는, 더 많이 질문하고, 더 많이 궁금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에 동감합니다. 그리고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되구요. 

적당히 내려놓는 연습을 할 것. 적당히 내려놓는 것은 내가 스스로 편안한 환경을 일구었을 때 훨씬 쉽다. 

겉으로 자주 드러내지는 않지만 한꺼풀만 벗겨내면 초 진지한 INFJ의 면면이 드러납니다. 드높은 이상과 강력한 확신을 품고 사는 젊은 INFJ에게, 한 60대 INFJ가 힘을 조금 빼고 살아도 괜찮다고 조언합니다. 적당히 하려고 해도 어차피 평균 이상의 노력을 할 INFJ들인걸 아니까 이런 조언도 가능한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군요. 직업이든, 사랑이든, 취미 생활이든, 올인하거나 잘못하면 집착의 단계까지 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더욱 건강하고 균형 잡힌 관점을 유지하라는 조언입니다. 한편, 스스로 마음이 편한 환경이 조성되었을 때 내려 놓는 것이 훨씬 수월하므로, 그런 환경을 만나거나 스스로 만들어낼 때까지는 적당히 타협하지는 말라고 하네요. 원치 않는 상사를 만나거나 원치 않는 분야에 종사하거나,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할 때, 그 갈등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내려 놓지 못하는 30대의 제 자신을 기억합니다. 남들의 시선과 상관 없이, 내가 나 자신일 수 있는 환경을 만나고 나니 균형 잡히고 안정된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쉬워졌습니다. 

INFJ의 삶은 나이가 들수록 나아진다.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대부분의 40대 후반 이후의 INFJ들은 나이들수록 확실히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두들 하나같이 20-30대에는 방황을 했다고 하는군요. 자기가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래도 괜찮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에 기여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글들에서 평안함이 묻어나, 저 또한 덩달이 마음이 잔잔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20대에는 영원할 것만 같던 마음의 방황에는 확실한 종점이 있다는 사실이 지금 그 상황의 INFJ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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