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J

[INFJ] INFJ와 정보화 사회

멜리비 2019. 11. 17. 20:34

요즘 들어, 세상이 아주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 동안 나의 개인적인 문제에만 골몰하며 지내다가, 이제서야 세상 일에 눈을 뜬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세상이 이전에 비해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인지 조금 헷갈립니다. 어쨌든 사회가 아주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가 정보화 시대라고 미디어에서 하도 자주 이야기를 해서, 그 단어의 의미에 대해 그리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모두에게 스마트폰이 생겼고,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를 구할 수 있게 된 것은 뭐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들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제서야 무게감 있게 와 닿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궁금하여 또 정보화에 관해 인터넷 검색을 했습니다. 관련 글들이 쏟아져 나오더라구요. 정보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생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방법을 몰라서 못했다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학위의 가치도 앞으로 점점 줄어들 것이란 얘기도 있습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모든 지식이 대학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장 앞서가는 기술이나 이론을 배우려면 대학 입학이라는 관문을 통과했어야 했는데, 이제는 구글 검색 한번만으로도 배우고 싶은 건 전부 배울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이 모든 것이 INFJ하고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나는 개인적으로 인생의 삼분절을 SJ들의 세상에 어떻게든 적응해보려 애쓰는데 보냈는데, 사실 그 SJ들의 세상은 곧 산업화 시대의 세상이었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거대한 조직에 소속되어, 주어진 규칙대로 차근차근 시행하여, 은퇴 후 두둑한 연금을 받고 사는 그런 세상이란, 곧 산업화 시대의 세상이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제 겨우 마음 편히, 적당히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놓을 것은 놓고 살려고 마음 먹었는데, 세상이 이미 변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정보화 시대에는 분명하게 규정된 규칙이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서 각자 실험을 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회사원인 저는 주 5일 근무를 평생 해 왔는데, 점점 그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는 주4일 근무를 시행한다는 뉴스가 들려 옵니다. 나 또한, 최근 하던 업무를 인터넷으로 한 달 동안 배운 엑셀 매크로를 써서 자동화하고 나니, 하루 정도 걸리던 보고서를 클릭 5번으로 끝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컨디션이 좋은 날을 며칠 골라, 초집중하여 매크로를 쓰는데 노력이 들어가고, 그 이후부터는, 차라리 일찍 퇴근하여 잠을 푹 자든가, 블로그에 올릴 글을 한개 더 쓰든가, 그 시간에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듭니다.

더 나아가, 매일 정시에 출근하여 묵묵히 주어진 일만 하다가는, 큰일 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오히려, 이런 시대에 INFJ로 태어나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정보화 시대에 필요한 능력은 이전 시대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우선 생각해낸 것은, 구체적인 정보를 차곡차곡 기억해두기보다는, 넘쳐 나는 정보 중에 가장 신뢰할 만하고, 이 상황에 가장 적합한 것을 걸러내는 능력이 더욱 귀해진다는 것. 구체적인 정보는 이제 검색 한번으로 다 구할 수 있게 되었지만, 오히려 정보가 너무 많아, 그 정보를 걸러내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외향 감각으로 퍼붓는 정보를 거르고 걸러 알맹이만 추려내는 내향 직관이 하는 게 바로 이런 역할이 아니었던가요.

정보가 무한대로 주어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게 된 겁니다.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정보를 양껏 활용할 수 있는 유형은 몇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정보 자체는 누구나 생산할 수 있지만, 그 정보를 활용해서 유의미한 결론을 이끌어 내려면, 의미를 찾는 능력, 방향을 제시하는 능력, 추상적인 사고를 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합니다. 앞뒤로 시대를 무한대로 바라보며 살아가는 INFJ에게는 오히려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되겠죠. 하루하루는 좀 서툴지라도, 한꺼번에 들이닥칠 다양한 관점과 사고 방식, 이 패러다임 저 패러다임을 모두 소화해내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은 곧 내향 직관의 영역입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생각해낸 겁니다. 이런 황당한 글을 쓰고 있는 제 자신이 참 INFJ답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지만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올려 봅니다.

#INFJ #정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