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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J의 ISFP 관찰기] ISFP 남자의 특징

멜리비 2024. 4. 15. 15:35

결혼 생활은 어쩌면 서로에 대한 끊임 없는 관찰과 연구와 조정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외적인 환경의 변화에 따라, 혹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의 성장이 진행되면서 서로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시기가 종종 찾아오는데, 저는 그때마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MBTI였던 것 같습니다. 부부가 살면서 다양한 일들을 함께 겪어 나가는데, 그때마다 상대방이 나와는 다른 구조를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상기 시키면 마음이 안정됨을 느낍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서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았을 때에는 연결감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었는데, 최근 우리 부부는 각자 재택 근무가 줄고 일이 바빠지면서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지고, 이로 인해 어떻게 하면 연결감을 이어나갈지,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해야 서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다시 한번 ISFP의 특징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의 ISFP 배우자를 INFJ의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ISFP 남자는 겉으로 표현을 거의 하지 않지만 속으로 감정을 매우 깊이 느끼는 편입니다. 겉으로 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예 하지 않는다는 말이 정확할 것 같네요. 매 순간 감정의 기복이 실시간으로 방영되는 INFJ와는 달리, ISFP는 겉으로는 언제나 고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하는 행동들을 보면 속으로는 아주 예민하고, 오히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감정들을 안고 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주변 사람이나 동물들의 아픔에 대해 느끼는 연민의 감정이 종종 표출될 때면, INFJ는 감정의 폭이 넓지만 감정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반면, ISFP는 감정의 깊이가 깊고 정말 온전히 경험한 후에야 넘어간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우리 사회에서 기대하는 전형적인 남성상에 부합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또한, ISFP 남성은 사회 규범을 강요 당하는 것을 아주, 아주 싫어하지만, 의외로 티가 나지 않습니다. 외향 감각 기능으로 사회 규범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가능한 부합하려 애쓰는 INFJ와는 달리, ISFP는 자기가 느꼈을 때 불필요한 규범이면 가볍게 무시합니다. 그런데 이때, 반항하듯, 저항하듯 큰 소리 내며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이러이러한 말이나 행동을 기대할 것이라고 외향 감각과 내향 직관을 총동원하여 파악해 나가는 INFJ가 보기에, "누구나 마땅히",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러이러할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 ISFP는 신기할 정도로 무신경합니다. ISFP는 내면에 자기만의 기준이 있어, 그 기준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배우자로써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어서, ISFP는 자기만의 주관적인 도덕 기준이 매우 확고합니다. 외향 감정이 발달한 유형일수록 사회에서 사람들 사이에 형성된 도덕 기준을 중시하는 반면, 내향 감정이 발달한 ISFP나 INFP와 같은 유형일수록 자기만이 주관적인 도덕 기준이 강하게 확립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내향 감정형들은 생각에 객관성을 부여하는 기능들이 부차 기능들이라, 내적으로 형성된 기준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의아할 정도로 주관적으로 비추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내적으로 형성된 기준이라 평소에 겉으로 표출하지 않기 때문에, INFJ로써 추리 탐정이 되어 그 내면의 기준을 파악해야 하는 일들이 벌어지더군요. 그들만의 도덕 기준을 파악하는 데에 시간과 노력이 들기는 하지만, 한번 파악이 되고 나면 주변의 상황에 따라 변치 않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는 사실에 배우자로써 안정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ISFP는 외향 감각과 외향 사고의 강력한 콤비로 문제 해결 능력이 탁월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감정 정리부터 하고 진정하고 나서 차근차근 생각하려다 연약한 외향 감각과 내향 사고에 휘말리고 외향 감정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 눈치를 살피며 늪으로 빠져드는 INFJ와는 달리, ISFP는 순간 필요한 정보를 바로 수집하고 가장 단순하고 직선적인 해결책을 내놓더군요. 서로 보완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했을 때 ISFP의 순발력과 문제 해결 능력에게 INFJ가 자리를 양보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관계된 일이라면 INFJ가 진땀을 빼도록 ISFP가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맞지 않나 싶네요. 
속으로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감각이 예민하지만, 다른 감정형들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없어 오히려 언뜻 보면 사회의 전형적인 남성성에 부합하는 듯 보이지만, 서로 서로 터치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자유로움을 갈망하는 ISFP 남성은 의외로 자기만의 과를 형성하는 듯 보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향 기능인 2차 기능 외향 감각으로 인해 순간에 몰입하며 감각을 즐기는 해맑은 어린 아이 같은 면이 있어 보이지만, 이 유형의 주기능은 내향 감정, 즉 자신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도덕성이 핵심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 시킵니다. 
참고
https://www.psychologyjunkie.com/the-childhood-struggles-of-isfps/#:~:text=The%20Struggles%20of%20Being%20an%20ISFP%20Child&text=They%20are%20frequently%20met%20with,or%20follow%20the%20beaten%20pa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