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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J] INFJ와 소통

멜리비 2019. 8. 1. 07:00

NFJ는 일상 속에서 타인과 소통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외향 감정 기능으로 타인의 말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고, 자신을 대입하면서 이해를 잘 하는 편이지만, 이런 소통은 언제나 일방 통행입니다. 타인에게 나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 그리고 그 생각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공감마저 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느낌을 종종 받습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 사람이 많아도, 언제나 마음 한 구석에는 채워질 수 없는 외로움을 간직합니다.

INFJ가 타인과 소통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내향 직관을 통해 세상을 파악하는 사람의 관점이 타인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내향 직관이 세상을 파악하는 과정은 대체로 무의식적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나 정보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과정을 타인에게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우선 머리 속에 결론이 번쩍하며 스쳐간 후, 타인에게 그런 결론에 도달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가능한 그럴듯하게, 과정을 역추적해 가야합니다. 역추적하다가 길을 잃기라도 하면 (상당히 자주 있는 일이죠), 타인에게 자신의 주장은 그저 터무니없는 이야기 취급을 받습니다.

또한, 내향 직관의 특성상 머리 속 생각이 순차적이거나 논리적이기 보다, 직관적이고 종합적입니다. 한 뭉치로 생성된 생각을 타인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생각 뭉치를 해체해야만 하는데, 어떻게 종합된 것인지 의식 속에 그 과정이 남아 있지 않으니, 최대한 추측을 통해 분해를 해보고, 가능한 개념을 단순화시킵니다. 이 과정을 잘 해내지 못하면 생각을 너무 쉽게 하거나, 너무 단순하게 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죠.

외향 감정 또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타인의 감정과 입장, 그리고 생각을 파악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신의 내면을 파악하는 데에는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감정 에너지가 전부 외부를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타인과 있을 때에는 타인의 감정선에 자신의 감정선을 나란히 놓고는, 그대로 따라갑니다. 그래서 INFJ는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문제는 사실 외향 감정을 주로 활용하는 모든 유형에 해당되는 문제입니다.

INFJ는 자신만의 생각이 마음 속에 뚜렷이 찍혀 있습니다. 게다가 대체로 강한 확신을 동반한 상태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형체를 한번 분해해서, 타인이 이해할 수 있는 덩이로 재조합을 해야만 그들의 이해를 구할 수 있는데, 그 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자신이 의식적으로 생각을 조합해낸 것이 아니라, 완성체 상태로 받은 생각들이라, 분해하기도 쉽지 않고, 타인이 이해할 수 있게 재조합해 내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우리의 생각, 영감, 아이디어는 모두 거창한 번역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게다가 타인과 함께 있을 때에는 이 머리 아픈 작업에 집중하기보다는, 타인의 상태, 생각, 감정에 집중하느라 바쁩니다. 결국 우리는 모두 남의 이야기를 상당히 잘 들어주는 사람으로 발전하고 맙니다. 자신의 진짜 이야기는 내면에 언제나 담아둔 채로요.

그나마 INFJ가 온전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매체는 글인 것 같습니다. 우리 INFJ는 내향 직관으로 인해 외부의 구체적인 사물 세계가 아닌, 내면의 무의식적인 원형에 더욱 익숙합니다. 눈앞에 있는 사과가 아니라, 머리 속에만 존재하는 사과라는 개념에 더욱 무게를 두는 편이죠. 개념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글입니다. 글 쓸 때 사용하는 단어는 모두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것들의 원형을 표현하는 수단입니다. 글을 쓸 때는, 일반적으로 대화할 때와는 달리, 훨씬 체계적으로 생각을 나열합니다. 한 문단에 종합된 생각 한 뭉치를 담아낼 수 있습니다. 아무도 중간에 말을 끊는 사람도 없죠. 그래서인지, INFJ에게 그나마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글 쓰기를 여러 사이트에서 추천하는 것 같습니다.

INFJ는 또한, 행동을 통해 소통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고, 오히려 마음만 답답해집니다. 하지만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면, 행동으로 얼마든지 소통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생각을 주고받으며 교류를 하려는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함께 활동을 하거나, 서로를 위해 따뜻한 배려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이 모두가 조금 더 원초적인 수준에서의 소통입니다. 함께 운동을 하거나, 음식을 해먹는 것도 인간과 인간이 소통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임을 최근에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한 동안, 말이 통하는 사람이 주변에 없다는 사실에 상당히 괴로워했습니다. 하지만 타인이 나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면,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는 법을 연구하는 것 또한, 억울하지만 우리가 할 일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나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그들을 탓 해봤자, 나아지는 것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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