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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inimalists] 언제든 버리고 떠날 준비하기

멜리비 2019. 5. 26. 12:38

원문 보기: http://www.theminimalists.com/walk-away/

당신은 지금 가진 것들을 언제든 버리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나요? 흔치 않은 질문이지만, 이 질문은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원칙의 기반이랍니다.

모두들 한번쯤, 집에 불이 났을 때, 짧은 시간 안에 어떤 물건을 챙겨서 나와야 할지 고민을 해 보았을 겁니다. 물론, 우리는 대부분 사랑하는 이들과 애완 동물들이 안전한지 우선 챙긴 후에, 물질적인 것들을 챙길 것입니다. 아마도 맞바꿀 수 없는 물건들, 예를 들어 오래된 사진첩이나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 혹은 집안의 가보 같은 것들을 챙기겠죠. 다른 소유물은 모두 불길에 휩싸여 사라질 겁니다.

저는 이 상황을 약간 다르게 바라봅니다. 이론적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보겠습니다.

영화 『Heat』에서 Neil McCauley는 “30초 안에 버리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절대 당신 인생에 들이지 말라”는 대사를 합니다. 제 인생이 악당 McCauley와 같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의 철학에는 동감합니다. 제가 제 인생에 들이는 모든 것들, 물건이나 생각, 습관, 관계까지도, 모두 하시라도 버리고 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중에 이런 철학이 무신경하다거나 좀 극단적이라고 느낄지 모르지만, 저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로부터 지금 당장 떠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해두는 것이야말로, 그 무엇을 아끼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제가 새로운 물건을 구입한다면, 그 물건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도록 스스로 다잡게 됩니다. 제가 가진 것들을 언제든 버리고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물건에 집착하지 않게 해주며, 그러다 보면 삶에 대해 훨씬 유연하게 대처하게 되고 오히려 좋은 기회들이 열리는 계기가 됩니다.

제가 새로운 생각이나 습관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런 것들이 제 인생에 가치를 더해주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의 생각은 변하고, 나아지고, 넓어집니다. 그리고 현재의 습관은 저를 성장하게 해주는 새로운 습관들로 대체됩니다. 우리가 생각이나 습관을 버리고 떠날 준비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우리는 더 나은 모습으로 거듭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제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면, 상대방의 사랑과 존경, 그리고 배려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해서 얻어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저 또한, 제가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언제든 저를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둘 다 노력을 기울여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런 것을 서로에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방에 대해 마음을 써야 합니다. 이렇듯 관계에 있어서 근본적인 것들, 사랑, 이해, 배려, 소통 등은 신뢰를 쌓게 하고, 장기적으로 관계를 강화 시킵니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상대방을 버리고 떠날 준비를 한다면 오히려 관계는 더욱 건강해집니다. 그리고 반대로, 억지로 유지되는 관계는 진실되지 않을 수 있고, 서로 비난하여 얻어내는 가짜 충성심으로 가득합니다.

물론 이런 규칙에 예외도 있겠죠. 우리가 쉽게 버리고 떠나서는 안 되는 것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결혼, 사업 파트너십, 생계를 이어가게 해주는 직장, 그리고 열정의 대상 등입니다. 중요한 것은 가능한 예외를 적게 두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예외가 누구나한테 예외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결혼 생활은 종종 끝이 나기도 하며, 사업이 망하기도 합니다. 직장을 잃기도 하고 열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이런 것들을 ‘30초 안에’ 버리고 떠나지는 못할지라도, 내 인생에 가치를 더해주는 상황이 아니라면, 혹은 내 인생에서 가치를 빼앗아 가는 상황이라면, 언제든 떠날 수 있어야 합니다.

내 인생에 들이는 것이면 무엇이든 의식적으로 들입니다. 집에 불이 난다고 해서 나의 소유물 중에 대체가 안 되는 물건은 없습니다. 중요한 파일은 전부 백업이 되어 있고, 사진은 전부 스캔해서 저장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물건들에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나는 어떤 활동이든, 마찬가지로 버리고 떠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일, 강의하거나 글 쓰는 일도요. 이런 마음가짐으로 인해 나의 성장은 언제나 지속될 수 있고, 나의 관계는 점점 개선됩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가짐이야말로 나의 인생을 의미 있게 해주고, 충만하게 해줍니다.

C.S. Lewis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작가)가 50년 전 아주 명쾌하게 이야기하였듯이, “당신의 행복을 언젠가 잃을 수 있는 것에서 찾지 마세요.” 오늘날의 물질주의 사회에서, 두려움으로 인해 물질에 더욱 집착하는 우리들에게, 그의 말은 더욱 더 적절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