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공부

[애착이론] 사랑의 끝: 애착과 이별의 상관관계

멜리비 2019. 6. 4. 23:11

원문보기: https://www.psychologytoday.com/blog/talking-about-trauma/201402/loves-end-attachment-and-the-dissolution-relationship

어린 시절에 형성된 관계가 향후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우리는 연애할 때에도 어린 시절 주양육자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애착 관계 패턴을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리학자인 코넬 대학의 Cindy Hazan과 캘리포니아대의 Philip Shaver는 어린 시절 형성한 애착 관계가 향후 연인 관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들 외에도 많은 연구자들이 유아기 애착 관계와 어른이 된 이후에 연인 관계의 상관 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고, 이들이 내놓은 결과는 대체로 일관됩니다.

안정 애착 유형들이 대체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소통 능력이 좋고 관계 속에서의 친밀함과 독립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맞출 줄 압니다. 반면 불안정 애착 유형은, 예를 들어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의 Kim Bartholomew나 스탠퍼드대의 Leonard Horwitz가 제안하는 세 가지 불안정 애착 유형 중 하나의 양상을 보이는 사람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관계 특성을 많이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들에 의하면 불안정 애착 유형에는 불안-집착형(anxious-preoccupied), 무시-회피형(dismissive-avoidant), 그리고 경계-회피형(fearful-avoidant)이 있습니다. 불안-집착형은 대체로 매우 의존적이고 충동적인 반면, 무시-회피형들은 연인으로부터 일정 거리를 두는 편이며, 관계 속에서 친밀함을 상대적으로 덜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포-회피형은 관계 속에서 상당한 두려움을 느끼며, 이중에는 친밀함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주를 이룹니다.

애착 유형은 특히 연인 관계가 끝났을 때 사람들의 행동에 특히 많은 영향을 끼치는 듯 합니다. 연구에 의하면 개인이 연인 관계에 몰두하면 할수록, 연인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할수록, 특히 자신이 이별을 고하는 주체가 아닐 때에 많이 힘들어한다고 합니다. 애착 유형은 특히 이별하는 시점에 그 영향이 더욱 뚜렷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한 개인이 연인 관계에서 효과적으로 벗어나는지 여부를 결정 짓는 중요 요소 중 하나라고 합니다.

안정 애착 유형의 사람들이 대체로 이별에 대해 가장 건강한 반응을 보입니다. 이들은 마약이나 술을 마시면서 아픔을 달래기 보다는 가족과 친지에게서 위안을 얻으려 합니다. 이들은 비교적 진실되게 상실의 아픔을 경험하며, 연인이 자신과 헤어지기로 한 이유에 대해 잘 공감하는 편이므로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가 덜 공격적입니다. 또한, 이별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으며 죄책감을 느낄 확률이 낮습니다.

불안정한 애착 유형의 사람들은 이별과 같은 감정적으로 힘이 드는 상황에 처했을 때 약물 남용 혹은 과음 등 다소 불건강한 방식으로 아픔을 달랠 가능성이 큽니다. 이들은 특히 관계가 끝났을 때 질투가 심한 편이며, 관계가 불건강했더라도 이전 관계로 돌아가려는 비율이 비교적 높습니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불안-애착형 유형들은 특히 이별 후에 스토킹하거나, 협박하거나, 혹은 헤어진 연인을 신체적으로 해치려고 할 확률이 가장 높다고도 합니다.

회피 애착 유형의 사람들은 이별 이후에 친지나 가족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술이나 마약 등을 이용하여 아픔을 달래려는 경향이 높다고 합니다. 이들은 헤어진 연인과 마주치기 않기 위해 노력하며, 심지어는 직장이나 학교를 옮기기까지 하여, 좋지 않은 감정을 억누르려 하거나,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킬만한 어떠한 것이라도 피하려고 합니다.

어린 시절의 애착이 향후 어른이 된 이후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유아와 부모간에 형성된 애착 관계의 중요성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주양육자와 형성하는 관계의 패턴은 주로 양육자가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욕구에 반응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런 패턴이 한번 형성되고 나면 쉽게 바뀌지 않으며, 이런 패턴은 이후의 관계로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그래서 결국 이런 관계 패턴은 어른이 된 이후의 연인 관계의 질과 안정감에 큰 영향을 끼치며, 특히 이런 관계 안에서 갈등을 겪거나 헤어질 때에 각 개인의 반응을 결정 짓는 요소가 됩니다.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장기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좌우되기도 합니다. 위에서 묘사한 것처럼 안정 애착 유형의 사람들은 보다 건강한 방식으로 갈등과 아픔에 대처하며, 이로 인해 관계가 끝났을 때에 더욱 효과적으로 관계에서 벗어남으로써 건강에 대한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반면 불안정 애착 유형의 사람들은 불건강한 방식으로 아픔에 대처하기 때문에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과 같은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합니다. 특히 불안정 집착 유형의 경우 이별에서 오는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같은 생각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다 보면 우울, 불안 증세 혹은 다른 정신적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애착 유형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중 일부에서는 어린 시절 애착 유형을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도 주장합니다.

David Wallen은 그의 저서 『Attachment in Psychotherapy(2007)』에서 심리 상담사와 내담자의 관계가 불안정 애착 유형에서 안정 애착 유형으로의 전환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상담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그 동안 인지하지 못하고 묻어두었던 경험을 다시 떠올릴 수 있도록 안전 기지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Wallin은 이런 환경에서 내담자는 자아의 경험에 대해 되돌아보며, 이런 과정을 통해 “안정감 있는 내적인 존재감”의 느낌을 통해 “안정, 받아들임, 연결감”의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내담자는, 특히 상담사와의 애착을 통해 불안정 애착 패턴을 바꾸어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 형성된 애착 유형은 심리적인 발달과 어른이 된 이후의 연인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그렇다고 애착 유형이 무조건 고정되어 있다고 할 수는 없으며, 살아가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과 이때 주변인들의 반응에 따라 변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우리의 관계 역사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랑할 때, 그리고 사랑이 끝나갈 때의 선택에 따라서도 달라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