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J 세상공부

[Justine Musk] 자신을 스스로 높이 평가하는 법

멜리비 2019. 5. 30. 06:36

 원문 : http://justinemusk.com/2013/07/03/the-art-of-thinking-highly-of-yourself-without-being-a-totally-obnoxious-narcissist-or-something/

1

고백 하나 할게요. 제가 8살이었을 때, 일기장에다가 잘난 척을 좀 했습니다.

사는 게 정말 신나고 재미있다. 왜냐하면 나는 글짓기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니까!!

그러다가 13살이 되어서 하루는 방 정리를 하다가 그 일기장을 발견하였고, 어마어마한 착각에 빠진 어린 내 모습에 경악하였습니다. 너무나도 부끄러워 그 일기장을 당장 쓰레기 봉투에 담아 내다 버렸습니다.

최근에 마흔 살이 되어, 전설의 여가수 에디뜨 삐아프 (1915~1963)가 남긴 말을 우연히 읽게 되었습니다:

나는 내 자신을 아주 높이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그럴 만 했을지도 모르죠. .

이 말이 나에게는 아주 큰 충격이었습니다. 여자가 감히 그런 생각을 하고, 그 사실을 믿고, 입 밖에 내다니요? 와. 정말 엄청난 배짱 아닌가요?

요새 접하게 되는 여성에 관한 책, 여성을 위한 잡지, 여성에 관한 대화를 듣다 보면, 여자라면 자존감이 당연히 낮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본 전제로 아예 깔고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원인을 굳이 찾자면, 아마도 대중 매체에서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어서 우리 모두 슈퍼모델 (괴짜 유전자의 산물?) 같이 생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을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에디뜨 삐아프도 자신을 굳이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았다고 하네요. “난 못생겼어요. 난 비너스(미의 여신)는 아니죠. 가슴도 엉덩이도 처져 있고, 다리도 짧아요…하지만 내가 원하는 남자는 언제든 가질 수 있었어요.” 사실이더라구요. 얼마전에 [Seductress (Betsy Prioleau저)]라는 책을 읽는데 삐아프는 죽는 날까지 남자가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2.

나는 십대 때부터 자존감 문제로 힘들어 했습니다. 그런데 예전 일기장을 보면, 처음부터 그랬던 건 분명히 아닙니다. 낮은 자존감은 후천적으로 얻은 것입니다. 어디선가 새로 배운거죠. 내가 똑똑하다는 사실을 숨기는 법을 배웠고, 나를 양보하여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법을 배웠고, 내가 독서량이 많다는 것과 나이에 걸맞지 않는 어휘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이상하게 여기는 법을 배웠고,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고 이런 것들을 배웠습니다. 내가 느끼기에, 대체로, 자존감이 낮다는 것은 좋은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잘났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여자 아이를 누가 좋아하겠어요? 친구들은 자신감 있는 아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며 불안해 하는 아이를 좋아했습니다.

내가 자존감이 낮아진 이유 중에 하나는, 나는 우뇌가 우세한 사람인데, 좌뇌가 우세한 사람을 선호하는 세상에서 태어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뇌는 종합적이고, 직관적이고, 창의적인 대신 짜여진 스케줄, 세세한 디테일, 아니면 시간 관념 같은 것에는 좀 약합니다. 우뇌가 우세했던 나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 예를 들어 소설을 쓰거나, 우뇌와 관련된 과목은 수업을 듣지 않고도 A를 받거나, 무술에서 검은 띠를 따는 일 등은 쉽게 해냈었던 반면, 하루하루 일상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오히려 어려웠습니다. 정리가 안 되고 여기저기 흐트러져 있는 생활을 했는데, 이에 대해 전 남친이 “넌 생활을 어떻게 이어가는지 신기할 따름”이라고 혀를 찼던 적이 있습니다. 솔직히 때로는 나도 내 자신이 신기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나의 자존감이 자꾸 낮아졌던 또 다른 이유는 아마도 자신이 속한 문화의 기대치에 맞게 자신을 낮추려는 인간의 기본적인 성향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만은 주변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믿고 싶어하지만, 사실상 우리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의 기준에 맞추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속할 그룹을 잘 선택하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1980년대의 어린 소녀로써 나는 주변에서 수학을 좋아하거나 잘할 것이라는 기대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쩌다 보니 수학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젊은 여자였을 때에는, 스스로 자존감이 높을 것을 기대 받지 않았습니다. 이제 조금 더 나이가 든 여자로서도 마찬가지로 자존감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는 없지만, 이제는 그런 기대 따위 대충 무시하는 법을 배우긴 했죠.

제가 남자가 아니라서 남자들이 어떤지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온전한 여자의 관점에서 봤을 땐, 여자들은 서로를 감시/감독하는 것만 같습니다 (남자들은 관심이 없거나, 눈치가 없거나, 아니면 많은 남자들이 그렇듯이 자신의 여자에게 헌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기도 합니다). 온라인 스타로 급 부상한 다니엘 라포르트(Danielle LaPorte, 캐나다 출신 작가이자 성공한 사업가)는 최근 자기가 한창 뜨고 있을 때 겪었던 후폭풍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녀에 대해 “주제 넘었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의미하는 것은 다니엘에게 “다니엘! 넌 너의 주제를 벗어났으니 다시 네 자리로 돌아가!”였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나르시시즘이 뭐 아주 좋은 것만은 아닌 건 분명합니다 (물론 일부 고도 능력을 가진 나르시시스트들은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경우도 있지만요), 그리고 사람들이 그런 나르시시즘을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 말의 요지는 그런 나르시시스트라는 딱지가 조금이라도 자신감을 내비치는 여자한테는 너무나도 쉽게 붙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가치를 알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여자들에 대한 후폭풍을 미리 예상하고, 대부분의 여성들은 아예 반대 방향으로 심하게 기울어, 지나치게 겸손해진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여자라면, 온라인에서 백프로 매장당할 것을 보장해주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나는 예쁩니다”라는 말입니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상품으로 백만장자가 된 슈퍼모델들 조차도 그런 말을 대놓고 할 정도로 어리석진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이 자라면서 얼마나 미운 오리 새끼였는지를 강조하곤 합니다. 미셸 파이퍼 조차도 자신의 입이 오리처럼 생겼다면 항상 불만을 표출합니다. 미셸 파이퍼가 못생겼다면, 우리 나머지는 대체 뭐란 말입니까.)

나르시시즘을 앓고 있는 사람과 자존감이 높은 사람을 구분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진짜 나르시시스트들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이용하고 학대합니다. 반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타인에 힘을 불어넣고, 영감을 줍니다. 그들은 개개인의 오프라와 같은 존재죠. 자기 자신에 대해 기분 좋게 느끼게 해줍니다. 마치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알아주는 마음이 전염되는 것처럼 말이죠.

3

당신이 자존감 높은 여성 (혹은 남성)이라면, 지금의 당신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나는 대답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자신을 신뢰하게 될 것입니다.

우선 당신은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 시작할 것입니다. 당신의 몸을 스스로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자신의 장점과 재능뿐만 아니라, 당신의 약점과 한계를 모두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입니다. 당신의 허점과 그 허점을 지적해주는 사람들 때문에 불안해하는 대신, 그 허점을 보완해주는 방법을 찾아내고 자신을 보완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들과 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당신은 여전히 새로운 일에 맞닥뜨려서는 두려움을 느끼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일은 꿋꿋이 해나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온갖 역경이 닥쳐와도, 당신에게는 이 모든 것을 이겨낼 힘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자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남들이 정해준 목표가 아닌, 당신에게 진정으로 걸 맞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남들의 시선은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될 것입니다. 타인의 의견과, 자신이 마음 속으로 원하는 것을 이야기해주는 목소리를 혼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거절을 잘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긍정도 더욱 잘 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일과 삶 자체에 임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모든 불행에는 긍정적인 면이 있고, 모든 그늘진 곳에는 한 줄기 빛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인간 관계를 소중히 여기게 될 것입니다. 더욱 큰 그림 속 당신의 위치를 찾아낼 것입니다. 타인에게 영감을 주게 될 것입니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허벅지에 베긴 셀률라이트를 보고, 쳐진 가슴을 보고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에게는 여전히 타고난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Diana Vreeland의 말대로 “아름답게 태어나지 않았더라도 미치도록 매력적일 수는 있다”고 느낄 것입니다.

당신은 자신을 신뢰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직감을 매일매일 키워내고, 가능한 그것에 귀를 기울여, 직감을 따라 하루하루,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것입니다. 비록 그 직감이 당신을 전혀 낯선 곳으로 이끌더라도 말입니다. 당신은 자신을 탐험하는 탐험가가 될 것입니다. 당신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당신의 이야기를, 당신의 삶 그 자체를 통해 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에서, 여성들이 특히 불리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여성이 스스로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도록 격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누군가의 어머니이자 연인, 아내이자 뮤즈, 혹은 비서, 팜므 파탈이나 아이돌 여가수 등, 자기 자신이 주인공이 아닌, 남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조연으로 밖에 역할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이 누군가는 남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헤르미온느 같이 똑똑하고 열정적인 여성도 결국, 스스로가 주인공이 아닌 해리 포터의 조연 친구로 전락한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당신이 우선 믿어야,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 당신 자신이 당신의 거대한 서사시, 어마어마한 인생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 느끼지 않는다면, 결국 참하게 웃으며 그래요, 여러분 모두 앞으로 나아가시는 동안 전 여기 이곳에 남아 도시락을 챙기고 있겠습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니깐요라고 말하게 될테니까요.

4

물론, 여자로써, 우리는 아름답고 싶고, 사랑 받고 싶고, 천성에 따라 타인을 지원하고 보듬어주고 싶어합니다. 우리는 자식을 위해 목숨이라도 내놓을 수 있죠. 우리는 연인이자 어머니가 되고 싶고, 사랑 받는 아내이고 싶고, 우리 중에 일부는 최고의 비서가 되기도 하고 도시락을 기가 막히게 잘 싸기도 하고, 이런 일이 우리 인생에서 의미 있는 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라서 떠나기도 하고, 결혼 생활은 무너지기도 합니다. 연인은 종종 떠나기도 하고, 어느 때엔 우리가 연인을 떠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평균 수명이 짧다는 과학적인 통계도 무시 못하죠.

그래서 여성이 타인을 기준으로만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것은 위험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여성성을 원하지만, 위대한 여성성을 원하기도 합니다. 주인공인 여성성을 말이죠.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 이외에도, 우리 안에 내재된 위대한 가능성을 이미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창조하고, 자신의 재능을 계발하고, 전문성을 갖추고, 이 세상 속 자신이 설 자리를 만들어내고, 여성 간에 연대도 높이고 싶어합니다. 우리 스스로 권력을 갖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권력 자체를 재정의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 여성들에게 토닥토닥해주며 당신은 있는 그대로 아름다워요! 당신은 멋지고, 당신은 그저 당신이에요! 이미 충분해요! 라고 말하는 것은 무언가 조금 부족합니다. 우리는 여자들에게 이기적인, 나쁜 여자가 되라고 하지만, 그 이기성이란 결국 스스로 잘 챙겨서 남을 더욱 잘 챙길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성들은 자신이 2류 시민이라고 느끼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빈 말로 된 위로를 원하지 않습니다. 내 생각에, 여성은 자신의 꿈과 위대함을 스스로 실현시켜도 된다는 허락 같은 것을 원합니다. 그 허락이란 결국, 이렇듯 위대함을 향해 나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줄 스토리 혹은 줄거리, 그리고 그런 줄거리가 반영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인 구조물들이 자리 잡혀 여성성을 희생해야만 잠재력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아도 되는, 그런 것입니다. 당신이 시간과 자원만 있다면,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말을, 입 밖으로 내더라도 사회적으로 매장 당하지 않을 분위기, 그리고 그런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시킬 만한 자기 자신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충성심이 필요한 것입니다 (도시락은 다른 사람이 싸도록 내버려 두어도 그만이죠). 여성들은 그런 영감 어린 행동을 통해 더욱 의미 있고, 더욱 깊이 있는 삶을 향유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런 삶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도 성공적인 롤모델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무엇보다도 높은 자존감이 절실한 때입니다. 아직 길이 존재하지 않을 때에는, 자신을 믿고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데, 그럴만한 용기는 스스로에게서만 나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신뢰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신뢰해야만 합니다.